구글 플레이가 앱 출시를 막았는데, 무엇이 막는지도 몰랐다 — 3칸 중 1칸으로 풀린 이야기

수학 과외를 하면서 AI로 앱을 하나 만들고 있어요. 테스터들에게 나눠줄 차례라 구글 플레이 콘솔에서 비공개 테스트 버전을 전송하려는데, 빨간 배너가 뜨면서 막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무엇이 막고 있는지조차 몰랐거든요. 이 오답노트는 그 관문의 정체를 찾아내고, 예상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린 하루의 기록입니다.

막혔는데, 어디서 막혔는지를 모른다

이게 제일 답답한 상태예요. 에러 메시지가 명확하면 검색이라도 하는데, 이때는 “뭔가 계정 설정 문제 같은데…” 수준의 짐작만 있었어요. 개발자 본인 확인인가? 결제 프로필인가? 조직 계정에 필요하다는 그 번호인가? 후보는 여럿인데 확신은 없었죠. 답이 틀린 건 아는데 어느 줄에서 틀렸는지 모르는 상태랑 똑같아요. 그럴 땐 다시 계산해봐야 같은 자리에서 넘어집니다.

전환점 — “직접 열어서 확인해봐”

그래서 저는 추측을 멈추고, AI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직접 열어서 확인해봐.”

이 한마디가 전환점이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화면을 대충 설명하고 AI가 “그럼 아마 이것일 겁니다”라고 추론하는 식이었거든요. 화면을 안 보고 문구를 해석하면 오진이 납니다. 그래서 콘솔을 직접 열어 배너 원문을 읽어달라고 시킨 거죠.

AI가 콘솔을 열어보고 가져온 결과는 명확했어요. 빨간 배너를 따라 들어가니 이런 정책 항목이 있었습니다.

계정 세부정보 업데이트 [정책]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개발자는 대한민국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Google Play에 추가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아래 빈칸 3개가 있었어요.

  • 사업자 등록 번호
  • 전자상거래 라이선스 번호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전자상거래 라이선스 대행사 (= 신고를 수리한 기관 이름)

AI가 확인해준 사실이 하나 더 있었어요. 값이 하나도 없으면 저장 버튼 자체가 비활성이라는 것. “빈칸으로 통과되나?” 시험해보는 것조차 불가능했죠.

왜 하필 지금 걸렸는지도 같이 확인됐어요. 콘솔이 링크한 구글 공식 문서(한국 앱 개발자가 제공해야 하는 추가 연락처 정보) 문구가 “유료 앱이나 인앱 구매가 포함된 앱을 배포하는 대한민국 업체”거든요. 제 앱엔 인앱결제가 있어서 요건이 발동한 거였죠. 내부 테스트 때는 안 걸리다가 비공개 테스트 전송에서 걸린 것도 배포 범위가 넓어지는 지점이라 그런 걸로 보여요.

덕분에 후보도 정리됐어요. 제 계정은 개인 유형이라 조직 계정용 번호 계열은 애초에 무관했고, 결제 프로필도 정상이었습니다. 진짜 관문은 한국 개발자 전용 3필드 하나였어요.

관문은 한 번에 하나씩만 보인다 (이번이 4번째)

여기서 짚고 싶은 게 있어요. 이 관문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스토어 등록정보를 채우면 대시보드 단계가 나타나고, 그걸 끝내면 또 다른 단계가 나오고, 이번엔 계정·사업자 정보가 나왔어요. 매번 “이번 것만 넘기면 끝이겠지” 했는데 넘길 때마다 다음이 나타났죠. 벌써 4번째였어요.

구글이 일부러 숨긴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요건이 단계별로 노출되는 구조일 뿐입니다. 다만 이걸 모르고 일정을 잡으면 매번 어긋나서, 저는 이제 “다음 관문이 또 있다”고 가정하고 잡기로 했어요. 그래도 이번엔 달랐던 게, 관문의 정체가 처음으로 완전히 특정됐다는 것. 앞선 3번은 “무엇이 막는지” 몰라 시간을 썼는데 이번엔 남은 게 행정 절차 하나로 좁혀졌거든요.

내가 직접 해야 했던 부분 — 사업자등록

여기서부터는 AI가 대신 못 해주는 구간이에요. 상호를 정하고(AI가 후보를 뽑아줬고 그중에서 제가 골랐어요), 홈택스로 개인사업자 신청을 했습니다. 과세유형은 일반과세자가 됐어요. 제가 고른 게 아니라 업종이 간이과세 대상이 아니라서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작은 삽질도 하나 있었어요. 제 주소가 구글 주소 검색 결과와 맞지 않았거든요. 그 사실을 AI에게 알리니, 이번에 채울 3필드는 번호와 기관명을 받는 자유 입력이라 주소를 대조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건드리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결제 프로필 주소를 억지로 고쳤다가는 지금 풀려는 관문 옆에 관문을 하나 더 여는 셈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날 오후 사업자등록 승인 연락을 받았습니다.

반전 — 3칸 중 1칸만 채웠는데 풀렸다

자, 여기서 문제가 남아 있었어요. 필드는 3개인데 제 손에는 사업자등록번호 하나뿐이었거든요. 나머지 둘(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신고 기관명)은 아직 신고를 안 해서 없었고, 그건 별도 절차라 시간이 더 걸리고요. 그러니 이렇게 생각했죠. “3칸을 다 채워야 풀리겠구나. 며칠 더 걸리겠네.”

그런데 AI가 다른 제안을 했어요. 일단 있는 것만 넣고 저장해보자는 거였죠. 저장 버튼이 비활성이었던 건 값이 하나도 없을 때였으니 하나라도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해봐야 안다는 거였어요. 저는 별 기대 없이 그러자고 했습니다.

사업자 등록 번호 한 칸만 채우고 저장했더니 — 통과했어요.

변경사항이 저장되었습니다

나머지 2칸은 빈 채로 뒀는데도 빨간 배너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안내 문구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이제 검토를 위해 변경사항을 전송할 수 있습니다.”

구글이 3필드를 전부 강제하지는 않았던 거예요. 며칠 더 걸릴 줄 알았던 일이 손에 있던 것만으로 그 자리에서 풀렸습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분명히 해둘게요. 이건 시스템을 속인 게 아니라 요구된 값 중 제가 가진 것을 정직하게 채운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 통신판매업 신고를 안 해도 된다는 뜻이 절대 아니에요. 풀린 건 “구글 플레이의 게시 차단”뿐이고, 전자상거래법상 신고 의무는 그것과 완전히 별개입니다. 다음 날 AI는 이 부분을 이렇게 정리했어요. 면제 기준인 «”직전년도 거래 50회 미만”을 넘기면 그때 신고해야 한다»(작성 시점 기준). 판매가 붙기 시작하면 다시 볼 항목이라, 번호가 나오면 그때 빈 2칸을 채우면 됩니다.

그날 저녁 제출, 다음 날엔 이미 비공개 테스트 «출시됨»

배너가 사라지자 남은 건 버튼 하나였어요. AI가 확인해준 진행도가 5단계 중 4단계 완료였고 마지막 하나가 “검토를 위해 버전 전송”이었거든요. 그래서 바로 제출로 이어졌고, 사전 검사를 통과해 상태가 검토 중인 변경사항으로 바뀌었어요. 제출 확인 창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검토는 일반적으로 7일 이내에 완료되지만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제출 직후, 아직 검토 중일 때 쓴 거예요. 후일담: 다음 날(8월 14일) AI가 콘솔을 다시 확인해 보니, 전날 저녁 8시 8분에 보낸 제출이 이미 출시됨 상태였어요. 7일까지 각오했던 검토가, 다음 날 확인했을 땐 이미 끝나 있었던 거죠. 여기서 ‘출시’는 전체 공개가 아니라 비공개 테스트(Alpha) 트랙이 열렸다는 뜻이에요. 테스터를 모으는 이야기는 이 시리즈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그날의 시간표, 그리고 한 칸이 아낀 것

기록에 남은 시각으로 다시 적으면, 사업자등록 승인 연락은 오후 4시 50분쯤이었고, 번호 한 칸을 저장해 배너가 사라진 뒤 제출이 들어간 건 저녁 8시 8분이었어요.

8월 13일 타임라인. 오후 4시 50분 사업자등록 승인, 사업자 등록 번호 1칸만 입력하고 저장하자 빨간 배너가 사라졌고, 저녁 8시 8분 변경사항 13개를 제출해 사전 검사를 통과하고 검토 중이 됐다. 다음 날 확인하니 이미 출시됨이었다. 1칸 저장 덕에 통신판매업 신고 3~5영업일과 등록면허세 40,500원을 건너뛰었다
8월 13일 오후 4시 50분 승인부터 다음 날 «출시됨» 확인까지

구글 도움말이 요구 항목으로 드는 건 «사업자 등록 번호», «통신판매 신고 번호», «통신판매업 신고를 받은 기관 이름(시/군/구청)»이에요. 콘솔의 3칸과 같은 내용이죠. 세 칸을 한 세트로 보고 통신판매업 신고부터 달려들었다면 무엇을 치렀을지, AI가 다음 날 정리한 목록을 표로 옮깁니다.

항목3칸을 다 채우려 했다면1칸만 넣고 저장한 실제
통신판매업 신고(정부24)3~5영업일건너뜀
구매안전서비스 이용확인증은행 경로는 사업자통장 개설이 전제로 안내됨건너뜀
등록면허세40,500원/년(작성 시점, 지역별 세율)건너뜀
공정위 사이트 자택주소 공개신고하면 공개(작성 시점 기준)없음
게시 차단 해제신고번호가 나온 뒤승인 당일 저녁

AI는 이렇게 적었어요. «3필드를 한 세트로 보고 통신판매업 신고부터 달려들었으면 저걸 전부 헛되이 치렀다.» 가장 싼 칸부터 넣어 본 한 번의 저장이 며칠과 세금 한 줄을 아낀 셈이에요.

정리 — 막혔을 때 제가 배운 것

상황어떻게 판단할까액션
막혔는데 원인을 모르겠다화면을 안 보고 문구를 해석하면 오진🔴 지금: 실제 화면 원문부터 확인
요구 필드가 여러 개다전부 필수인지는 해봐야 안다🟡 가진 것부터 정직하게 채워 저장
관문을 하나 넘었다다음 관문이 또 있을 수 있음🟢 계속: “또 있다” 가정하고 일정
곁가지 불일치 발견(주소 등)지금 관문과 무관할 수 있음🔴 지금: 무관하면 건드리지 말 것

한마디로, “뭐가 막는지 모르겠다”에서 멈추지 말고 화면 원문까지 내려가라는 거예요. “직접 열어서 확인해봐” 한마디로 방향을 바꿨고 그때부터 풀리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필드가 여러 개일 때 전부 갖춰야 한다고 지레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며칠 더 걸릴 줄 알았는데 가진 것만 넣어본 덕에 그날 안에 제출까지 갔어요. 한국에서 인앱결제가 들어간 앱을 준비 중이라면 이 관문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되니, 미리 알고 계시면 그 시간만큼은 아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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